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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좀비 소설 "슈나벨 최후의 자손(최욱)" 독서 리뷰

NightOwl 2018. 8. 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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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품이라기에 우연히 읽어보았다. 중후반부터의 전개가 빨라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조금 비위가 상할 수 도 있는 좀비에대한 상세한 표현들이 많았지만 급박하고 빠른 전개가 마음에 든다.


책 리뷰 : 슈나벨 최후의 자손

 세계가 하나의 연합정부의 아래로 들어가고, 무인택시가 일반화된 첨단화된 미래가 이 소설의 시점이다. 소설속의 작가 K는 오래된 시계를 고치기 위해 전설의 시계장인을 찾아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시계를 알아보는 시계장인의 자신의 과거이자 숨겨진 역사, 즉 죽은 자들의 소요에 대해 진실을 들려준다.

 책 속에서는 좀비라는 이름이 아닌 시체, 죽은 자들, 식시자들이라는 이름으로 죽었지만 죽지 못하고 세상에 남아 살아가는 새로운 생명체들이 나온다.  제목의 슈나벨은 중세시대에 흑사병이 유행할때 전염병 진단과 치료를 맡았던 의사를 의미한다. 소설에서는 G를 상징적으로 표현한것이 아닐까. G의 소름끼치는 욕망.




소수가 핍박받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

 메르스가 한참 유행할때가 떠오른다. 백신도 없었고 당시 의료진들 조차도 감염이 되었던 인간의 힘으로 통제하기 힘든 질병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상황도 소설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보통의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공기중으로 전염되는 외국에서 물 건너온 바이러스에 나도 모르게 걸려 고통스러워 하고, 남은 사람들은 서로 의심하고 혼란스러워 했다. 또 두려움이 만들어낸 각 종 소문이 무성해졌고 사람들의 도덕성은 점점 낮아지고 폭력으로 변했다.


 사실 소설 속 좀비는 실제로 죽은 사람이 아니다. 어떠한 부작용인지 자연적인것인지 모르지만 진화를 통해 단지 시체가 되는 병에 걸린 또 다른 생명체가 된것이다. 이 병에 대한 소문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 점점 소문이 사실화 되어 세상에 퍼져 나간다. 정부는 생성되는 괴담과 사례담을 묵살하며 군대를 동원해 좀비들을 학살한다.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감시하며 좀비들이 모두 사라져야한다고만 박멸해야한다고만 생각한다. 그러다가도 병에 걸려버리면 하루 아침에 좀비가 된다. 좀비가 되면 생기는 원초적인 욕구에 스스로 괴로워하면서도 죽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인간과 공존하면서도 또 다른 별개의 세상속에 숨겨진채 살아간다. 




"그토록 혐오하던 존재들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아니 오히려 우리보다 더 인간적이랄 수 있을 그들의 삶을 보면서

심지어 죄책감을 느끼기 까지 했죠.

알고계십니까, 대위님은?

우리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들을 죽일 수 있는 까닭을?

그들을 증오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한때 우리와 같았으나 이제는 달라진 것들.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존재들을 향한 두려움.

바로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철저한 살육을 감행하게 만든 것 입니다.

그 공포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씻어내고자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그럴 테지요."




"맞아, 그걸 위해서 이걸 여기에 지어야 했던거야.

샘플 채취가 용이하도록 말이지.

그런데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엇어.

우리는 처음부터 잘 못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문제는 그 바이러스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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